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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C를 담보로 추가한 메이커다오 "DAI 가격 안정화 위한 긴급조치"

/셔터스톡

메이커다오가 스테이블코인 다이(DAI) 발행을 위한 담보로 또 다른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추가했다. DAI 가격을 안정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조치다.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ETH), 베이직어텐션토큰(BAT) 등 암호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DAI를 발행하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랜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7일 메이커다오는 메이커(MKR)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를 통해 USDC를 새로운 담보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USDC는 미국 블록체인 기업 서클이 달러와 연동해 발행한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며, ETH, BAT에 이은 세 번째 DAI 담보가 됐다.

메이커다오는 플랫폼 내 거버넌스 토큰인 MKR 보유자들의 투표로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투표는 담보 추가 제안이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빠르게 진행됐다. MKR 보유자들이 빠르게 투표를 진행한 이유는 최근 메이커다오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메이커다오는 최근 ETH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곤경에 처했다. DAI의 가격은 1달러로 유지돼야 하는데, 담보물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경우 가치 유지 시스템이 흔들리게 된다. 본래 담보물 가치가 하락하면 메이커다오는 자동 청산 시스템을 통해 담보를 청산하고 DAI의 가치를 유지하지만, 지난 12일 ‘검은 목요일’ 당시 ETH 가격은 청산 시스템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폭락했다.

급격한 하락장이 시작되자 투자자들은 보유한 암호화폐를 안전한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에 DAI를 비롯한 테더(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또 기존에 메이커다오에서 DAI를 발행한 랜딩 서비스 이용자들은 담보 가치 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시장에서 DAI를 산 뒤 상환했다. 청산되는 ETH를 사기 위해서도 DAI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ETH를 사려는 사람들도 DAI를 매수했다. 즉, DAI의 시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DAI의 가격은 1.08달러까지 상승하게 됐다. 현재 DAI는 1.03달러에서 1.04달러 정도다.

이에 메이커다오 커뮤니티는 담보 암호화폐를 한 가지 더 추가해 DAI 가격을 안정화하고, 줄어든 유동성을 늘리기로 했다. 담보 종류를 추가하면 암호화폐를 맡기고 DAI를 발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DAI 가격이 1.04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DAI를 발행해서 시장에 팔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매도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DAI의 가격은 다시 1달러 선으로 안정화된다.

남두완 메이커다오 한국 대표는 “기존 방식대로 ETH를 맡긴 뒤 DAI를 발행할 수 있지만, 현재 ETH 가격의 변동 폭이 커서 사람들이 리스크를 피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담보로 추가하면 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도 DAI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DAI 발행량이 늘고,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담보로 추가할 경우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의 본질이 위협받을 수 있다. 메이커다오는 대표적인 디파이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내에선 이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으나, MKR 보유자들은 DAI의 가격을 안정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디파이 서비스를 지키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USDC를 담보로 DAI를 발행할 때 이용자가 내야 하는 안정화 수수료는 연 20%로 다소 높게 책정됐다. 수수료 역시 MKR 보유자들의 투표로 책정된다. 남 대표는 “현재 DAI의 가격이 높게 형성돼있어 그렇다”며 “20%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1.66% 정도인데, 현재 DAI 가격이 1.04 정도로 1달러보다 4% 높기 때문에 지금 DAI를 발행하고 팔아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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