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에 가입비를 낸 사람들이 암호화폐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이더리움(ETH)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료 가입자로 추산되는 1만 명 중 100명이 구매 대행업체를 이용해 모네로(XMR)를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사방 유료 가입자 중 암호화폐를 이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구매 대행업체를 이용해 가입비를 냈다. 경찰은 지난주 구매 대행업체 B사를 압수수색했으며, B사는 박사방 가입자로 추정되는 회원들의 명단을 넘겼다. B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몇몇 송금이 박사방과 연계돼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경찰 수사에 공조해왔다”고 전했다.
B사가 구매 대행한 암호화폐는 대부분 모네로(XMR)다. 모네로는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익명성이 강화된 다크코인으로, 송금액과 송금 주소 등을 알 수 없다. 하지만 구매 대행업체인 B사의 경우 회원들이 ‘얼마어치’ 모네로를 구매해달라고 신청하기 때문에 송금액을 파악할 수 있었다. B사 관계자는 “신청 액수가 박사방 가입비 70만 원인 회원들이 많았다”며 “이 액수를 통해 박사방 가입자들을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구매 대행을 신청한 회원 중 (모네로를) 박사방으로 보내겠다고 직접 말한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B사에 모네로 구매를 맡긴 가입자들은 박사방 유료 가입자로 추산되는 1만 명 중 일부인 100명뿐이다. B사 관계자는 “100명 이외에 나머지 가입자들은 일반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를 전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사가 받은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모네로만이 아니다. 디센터 취재 결과 B사 측은 이더리움 구매 대행도 몇 건 맡았으며 이 역시 박사방으로 보내진 것을 확인했다. B사 관계자는 “이더리움 구매를 맡긴 회원 수는 모네로에 비해 적지만, 이 회원들의 명단도 경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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