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7일 “빅테크가 금융산업에 본격 진출할 것에 대비해 (전통 금융사와의) 공정경쟁 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빅테크(네이버, 카카오 등)의 금융업 진출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빅테크를 통한 혁신은 장려하되 부작용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나 기존 금융권과의 규제차익 문제, 금융회사와의 연계, 제휴 등에 따른 소비자보호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빅테크의 금융산업 본격 진출에 대비해 금융안정, 소비자보호 등을 위한 기반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네이버는 통장, 대출, 보험 등의 상품 출시를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은행, 증권, 보험사는 “빅테크가 전통 금융사가 받는 각종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며 규제차익 또는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금융사와 빅테크가 공정한 룰 속에서 경쟁 할 수 있게 하고, 아울러 빅테크가 몸집이 커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 리스크 문제, 소비자 피해 문제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전자금융업자가 이용자로부터 받아 보유하는 선불 충전금의 외부 예치·신탁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스타벅스는 소비자로부터 선불 충전금을 받아 간편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쌓아둔 선불 충전금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예치 등의 의무화를 빠른 시일 안에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은 위원장은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의 조직·내부통제체계 거버넌스 전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사이버 공격, 보이스피싱 등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금융 리스크에 전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를 위해 이달 중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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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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