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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인사이더]'에프앤에스홀딩스' 임원진들, 대기업 나와서 가상패션 시장에 뛰어든 까닭

가상 패션의 세계…기회를 포착하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계산된 위험”

마케팅, 개발, 경영지원 ,컨텐츠, 서비스 기획 등 채용 중…융합 인재 찾아

(왼쪽부터) 김은혜 부사장, 최현석 대표./출처=에프앤에스홀딩스.


“한국이 글로벌 마켓에서 제일 잘하는 분야는 디지털이다. 한국 소비자는 전 세계적으로 스니커즈를 제일 먼저 유행시킬 정도로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다. 이러한 시장에서 디지털과 패션을 결합한 사업은 분명 성공 가능성이 있다.”

3년 전 샤넬 마드모아젤 행사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디지털과 패션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치열한 대화를 나눴다. 당시 각각 네이버, 샤넬 코리아를 다니던 최현석 에프앤에스홀딩스 대표와 김은혜 부사장 이야기다. 그로부터 1년 뒤 최현석 대표는 네이버를 나와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김은혜 부사장을 설득해 영입했다. 두 사람이 사업을 함께 이끌게 된 배경이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에프앤에스홀딩스 사무실을 찾았다. 에프앤에스홀딩스는 ‘패스커(FASSKER)’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패스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3D 형태의 패션 상품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카이스트 인공지능(AI) 대학원과 협력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가상 패션의 세계기회를 포착하다


최 대표는 “예전에는 사진을 찍고 나서 편집을 했지만 요즘엔 사진을 찍을 때부터 어플로 편집을 한다”며 “네이버에 있을 때 이러한 개념을 거의 처음 적용한 ‘룩스(LOOKS)’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앱에서 필터로 다양한 메이크업을 시도해보고, 마음에 드는 화장품은 직접 구매를 하기도 한다.

최 대표는 패션 산업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 내다봤다. 디지털 상에서 가상의 옷을 사서 입어 보고, 마음에 들면 실제 구매까지 하는 것이다. 향후 패스커 앱에서 이 같은 기능을 구현하고자 한다.

3D로 구현해 모든 방향에서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출처=패스커 앱 화면 캡쳐.


최 대표는 “글로벌 금융 기업 바클레이카드(Barclaycard)가 영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이 소셜미디어에 복장을 공유할 목적으로 한 번 입을 옷을 구매한다”며 가상 패션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패션업계 화두인 지속가능한 패션도 구현할 수 있다. 한번 입고 말 목적으로 옷을 구매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불필요한 생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에겐 소비자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장(場)이 열린다. 김 부사장은 “디자이너 컬렉션을 보면 수만 가지 디자인이 나오지만 실제 그러한 디자인이 생산돼서 시장화 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제품을 바잉(buying)하는 사람들은 대중이 살 만한 상업적인 디자인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상 패션 시장이 활성화되면 보다 다양한 디자인이 온라인 상에서 판매될 수 있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실제 제품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다. 실제로 해당 옷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는 추가 금액을 내면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요 확인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재고 부담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디지털로는 생산까지 안 가도 충분히 그 디자인을 소비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 있어 많은 디자이너들의 꿈을 소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계산된 위험”


최 대표는 “직급이 올라가다 보니 여러 제약이 생겼다”면서 “앞으로 올 세상을 준비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산업이든 패션이든 ‘문화’가 트렌드라는 점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공간, 지속가능한 패션 등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회사에 피력했지만 소용없었다. 이 시장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그는 주저 없이 회사를 나왔다.

에프앤에스홀딩스 사무실 입구에 채용공고가 붙어 있다./사진=도예리 기자.


김 부사장은 샤넬 코리아에서 디지털 혁신 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네이버 초기 멤버이기도 한 그는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있고 전문 지식이 있는데도, (샤넬 코리아) 내부에선 패션 전문가로 여겨졌다”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도 IT 쪽은 무조건 외부 인력을 찾으라는 회사 지시를 보면서 이래선 성장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바뀌고 있는 세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겠단 생각이 들어 직접 사업을 해봐야 겠다는 고민을 할 때 최 대표를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평소에 생각했던 아이템을 최 대표가 룩스 앱으로 제품화한 것을 보면서 패션에서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김 부사장은 “우연한 만남 한번으로 창업까지 이어진 게 아니”라며 “회사를 다니면서도 평소에 치열한 고민을 하던 찰나에 기회가 왔고,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두고 ‘계산된 위험’이라 표현했다.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창업을 하면 어떤 위험과 기회가 있는지 충분히 계산한 뒤 내린 결정이란 설명이다. 그는 “만약 (계산을 했는데도) 위험 때문에 주저한다면 그 분은 창업이랑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개발, 경영지원 ,컨텐츠, 서비스 기획 등 채용 중…융합 인재 찾아


최 대표와 김 부사장을 포함해 C레벨 5명은 모두 대기업 출신이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이더라도 이끌어줄 인력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최 대표는 밝혔다. 그는 “보통 스타트업이 부족한 점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누군가를 끌어줄 만한 인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반면 에프앤에스홀딩스에선 각자 대기업에서 리드 역할을 맡았던 인재가 있기에 어린 친구들도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에프앤에스홀딩스 임직원은 26명이다.

최근 에프앤에스홀딩스에선 마케팅, 개발, 경영지원, 컨텐츠, 서비스 기획 등 여러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경력은 얼마나 우리 회사에 바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는 반면 신입은 성장에 대한 갈망,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본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패스커란 서비스 특성 상 패션과 기술을 같이 할 수 있는 융합적 태도를 지닌 사람을 뽑으려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이기에 (회사 내) 인간적인 관계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고 강조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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