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유튜버들이 줄줄이 스캠 코인 의혹에 휩싸인 가운에 이들이 실제 뒷돈을 받고 광고를 했다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만약 사기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인지했는데도 사업에 동참했다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플루언서가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특정 가상자산을 홍보했을 경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권단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가상자산 뿐 아니라 화장품 등 일반 상품도 광고나 홍보인데 이를 숨겼을 경우 표시광고법 상 소비자 기만·허위 표시·과장광고 등에 해당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규 법무법인 플래닛 변호사도 “특정 기업에서 부탁받은 광고라는 점을 명시하지 않고 홍보했다면 뒷광고에 해당돼 표시광고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유명 인사가 가상자산을 뒷광고 했다가 거액의 벌금을 물은 사례가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모델 겸 패션사업가 킴 카다시안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더리움맥스(EAMX)를 불법 광고한 혐의로 126만 달러(약 16억 7517만 원)를 벌금으로 납부했다. 당시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유명 인사나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가상자산 등 투자 기회가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례”라며 “투자에 따르는 잠재적 위험과 기회를 개별 투자자가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인플루언서가 특정 가상자산이 사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알면서도 해당 사업에 함께 했다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임 변호사는 “특정 프로젝트가 사기라는 점이 밝혀지면, 해당 사업에 관련된 이들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면서 “이는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사업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플루언서가 홍보 과정에서 사기라는 점을 파악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권 변호사는 “사기, 불법 다단계 범죄 가상자산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미필적으로 알았다면, 해당 범죄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면서 “다만 고의가 없어 형사처벌은 되지 않더라도 광고 내용 정황 관계 등에 따라 민사상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오킹, 숏박스의 김원훈·조진세 등 국내 유튜버와 연예인이 가상자산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사기 의혹이 제기된 업체와 무관하다는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킹 등이 연루됐다고 알려진 업체는 위너즈로, 이들은 위너즈 코인(WNZ)을 자체 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 자금모집 등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명인을 내세워 자금을 모았지만 실상은 사기를 목적으로 한 스캠 코인이라는 의혹이다.
위너즈 측은 입장문을 내고 “위너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플랫폼 회사”라며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사업체가 명확한 회사”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일부 유튜버의 가짜 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유튜버 및 악성 댓글 게시자·2차 전달자 등에게는 형사고소와 가처분 신청·손해배상청구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너즈 코인(WNZ)이 상장된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인 MEXC가 유일하다. 이날 오후 5시 9분 WNZ는 전일 대비 1.79% 떨어진 0.05061 달러를 기록했다.
- 도예리 기자
- yeri.d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