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계가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은 가운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만 나 홀로 흑자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업비트로 시장 쏠림이 심화한 가운데 거래소별로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규모도 순이익에 영향을 끼쳤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두나무·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전년보다 26.8% 감소한 총 1조 17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586억 원으로 전년보다 33.5% 줄었다.
거래소별 시장점유율에 따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두나무의 영업수익은 1조 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7%, 영업이익은 6409억 원으로 같은 기간 20.9% 감소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8050억 원으로 515.4% 급증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평가 금액이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두나무가 지난해 말 보유했던 비트코인은 1만 6050개로 전년보다 31.5% 늘었고 평가 금액도 같은 기간 2582억 원에서 9133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 등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빗썸코리아는 영업수익이 1358억 원으로 57.6%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149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74.5%나 줄어든 243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인원 역시 영업수익이 225억 원으로 35.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234억 원으로 11.6% 늘었다. 순손실은 46.1% 감소한 67억 원으로 나타났다. 코빗은 영업수익이 17억 원으로 60.9% 줄었고 영업손실 269억 원, 순손실 142억 원을 기록했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의 경우 영업수익이 31억 원으로 96.9% 증가했으나 169억 원의 영업손실과 514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 따르면 각 사 시장점유율은 업비트가 74%, 빗썸이 22%, 코인원이 3% 수준이며 코빗과 고팍스는 모두 1%에 미치지 못한다.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 수량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가 13만 9887개를 보유해 2·3위인 빗썸(3만 6337개)이나 코인원(8074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비트가 거상자산 거래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면서 유일한 흑자를 냈다”며 “다른 거래소들은 차별화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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