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1000억 원 규모 해킹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던 오지스가 이더리움 레이어2(L2) ‘실리콘’을 내놓고 재도약에 나선다. 글로벌 L2 체인 경쟁이 치열한데다 해킹 피해로 신뢰도에 금이 간 오지스가 이번 신사업으로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0일 오지스는 이더리움 L2 네트워크 실리콘의 퍼블릭 테스트넷이 지난 17일 출범했다고 밝혔다. 오지스는 실리콘의 핵심 개발사로 참여하고 있다. 실리콘 네트워크는 폴리곤 체인 개발키트(CDK) 롤업 솔루션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을 활용해 이더리움 확장성을 도모하고, 높은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추구한다.
실리콘 테스트넷과 더불어 블록체인 인프라인 익스플로러 실리콘스코프도 출시됐다. 원활한 테스트 환경을 위해 이더리움(ETH) 전송을 지원하는 실리콘브릿지도 출범했다. 실리콘 메인넷은 몇 달 간 테스트 기간을 거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오지스는 실리콘 생태계 핵심 기여자다. 누구든 손쉽게 웹3 콘텐츠를 생성해 실리콘에 진입 가능한 신규 플랫폼 웹3 퀵스타터(가칭)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텔레그램과 결합도 꾀하고 있다. 오지스는 텔레그램 댑인앱(dApp in App) 서비스를 구축해 참여자 간 교류를 증진할 계획이다.
야심차게 발을 뻗었지만 쟁쟁한 L2 체인들과 경쟁에서 오지스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내놓은 베이스를 포함해 블래스트, 옵티미즘, 아비트럼, 스타크넷 등 이미 글로벌 시장에는 다양한 L2 체인이 포진해 있다.
오지스의 해킹 피해 이력도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1월 오지스 자사 크로스체인 플랫폼 오르빗 브릿지 약 8100만 달러(약 1099억 원) 규모 해킹이 발생했다. 당시 최진한 오지스 대표는 “이번 해킹은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 밸리데이터 키 탈취 때문은 아니”라며 “오지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재직하던 A씨가 임의로 사내 방화벽 주요 정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이 결정된 A씨가 의도적으로 보안을 허술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오지스는 A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진한 오지스 대표는 “실리콘 네트워크는 그동안 여러 이더리움 가상머신(EVM)·비 EVM 블록체인을 연구하며 온체인에서 동작하는 여러 디앱을 개발해왔던 오지스 기술력의 결정체”라며 “국내외 다양한 블록체인 개발자가 테스트넷을 경험하며 실리콘 생태계라는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도예리 기자
- yeri.d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