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리플과 XRP 레저 재단이 주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APEX 2024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렸습니다. 디센터는 Apex 2024에 다녀온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의 참관기를 싣습니다. 리플과 XRP 레저 생태계에서 상호운용성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전하고 업계 전문가의 통찰력을 공유한다는 취지입니다.
인피닛블록의 대표로서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Apex 2024’에 참여했다. XRPL뿐 아니라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불고 있는 기술과 산업 트렌드의 변혁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XRPL 생태계가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디지털 자산 시장 확장으로 다양한 특성 및 기능을 가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탄생했다. 다양성 확대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협력과 보완, 균형에 긍정적 영향을 줘 지속성에 기여한다. 그러나 다양성 확대는 복잡성 증대를 가져오는 동시에 상호운영성 문제도 야기한다.
상호운용성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데이터를 교환하고 통신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XRP 레저뿐 아니라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에 직접적인 데이터 교환이 어렵다. 문제는 전세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1만 개가 넘는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지속적 발전 관점에서는 각기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생성되고 상호 보완될 수 있다는 점을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독립적인 네트워크는 분열과 고립을 가져올 수 있다. 상호운용성은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함께 운용(operation)할 수 있도록 한다.
상호운용성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함께 작동하고 응용 프로그램 간에 협력,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XRP 레저와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서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면, 각기 다른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나 자산을 이동시키거나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기술적 도전을 거듭해왔다. 각기 다른 프로토콜을 보유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호환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서로 다른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기에 이를 통합하는 일 또한 기술적으로 힘들었다. 결정적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연결, 통합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 최대 장점인 보안이 취약해져 장애점이 발생할 여지도 생겼다.
상호운용성은 여러 블록체인이 함께 작동해 더 많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자산 이동과 교환이 수월해져 이용자에게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멀티체인 확대와 크로스체인의 등장은 블록체인 산업의 기술적 장벽을 허물고 생산성 확대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단순히 연결을 넘어 사용자가 매끄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퓨처버스는 분리된 디지털 서비스, 즉 메타버스를 통합해 사용자에게 연결된 경험을 제공한다. 계정 하나로 서로 다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고 다른 앱 간에 이동이 자유롭도록 한다. 또 데이터와 콘텐츠를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된 상호운용성을 추구하는 게 퓨처버스의 목표다. 레디플레이어원, 리복, 워너브라더스, FIFA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자연스러운 연결이 어려웠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확장성과 연결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퓨처버스는 리플랩스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시리즈 A 펀딩에서 약 54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투자 유치했다. 당시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로 평가받았다.
모아이 파이낸스는 XRPL 생태계의 블록체인 기반 자산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멀티체인 탈중앙 거래소,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 등을 개발하고 있다. 탈중앙화된 자동시장조성(AMM) 서비스로 다른 블록체인 자산 간 원활한 교환을 제공해 상호운용성을 구축했다. 향후 이더리움가상머신(EVM) 사이드 체인까지 지원해 사용자를 위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자산 교환 매커니즘을 간소화할 계획이다. 성장성을 인정 받아 모아이 파이낸스는 XRPL 그랜트 프로그램의 7번 째 웨이브에서 한국 팀으로는 처음 선발되기도 했다.
XRPL이 최근 엑셀라 재단과 협력하기로 발표한 주요 이유도 상호운용성 해결에 있다. 시가총액이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필수적인 유동성을 제공하고, XRPL 기반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생태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엑셀라 네트워크는 EVM, 코스머스, 폴카닷을 연결해 안정성과 확장성을 보유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비스 슈워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XRPL의 상호운용성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사일로를 허물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원활한 상호작용과 가치 전달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XRPL의 풍부한 잠재력을 보완해 효용성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XRPL을 중심으로 전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개발자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혁신적 시도로 상호운용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커진 XRPL Apex 2024 행사를 지켜보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발전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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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구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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