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로 반짝 급등했던 비트코인(BTC)이 9만 5000달러선으로 후퇴했다. 27일 오후 5시 14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 가격은 전날 대비 1% 내린 9만 5775달러다. 성탄절 전후 9만 달러 후반대까지 6% 반짝 급등했던 BTC가 이틀 만에 다시 9만 5000달러대로 돌아온 것이다.
이날 143억 달러(약 21조 925억 원) 규모의 BTC 옵션이 만기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것이 BTC 가격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비트에 따르면 한국 시간 기준으로 27일 오후 5시 143억 달러 상당 BTC 옵션의 만기가 도래했다. 가상자산 옵션 거래 툴 그릭스닷라이브의 애널리스트 아담은 “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 옵션 만기가 도래하면서 대형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포지션 조정을 하는 중이다”며 “현재 시장의 위험 회피 경향이 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디레버리징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BTC 가격이 부진하는 동안 미국 증시에 상장된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지난 24일 블랙록 BTC 현물 ETF 상품 IBIT는 1억 8870만 달러(약 2767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상품 출시 이후 최대 규모다. IBIT뿐 아니라 전체 BTC 현물 ETF 상품들에서도 순유출이 이어지며 24일까지 4거래일간 15억 달러(약 2조 1945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됐다. 26일 BTC 현물 ETF는 5거래일 만에 순유입 전환됐다.
업계에선 BTC 가격 향방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내년 거시상황이 가상자산에 덜 우호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거시환경은 내년 1분기까지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선호 경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후 상황은 불투명하다”며 “미국 정책 불확실성, 증시 변동성 심화로 거시환경이 가상자산에 덜 유리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가상자산 뉴스레터 웨일와이어 소속 애널리스트 제이콥 킹은 “BTC는 전혀 쓸모가 없다. 망상적 투기꾼들이 떠받치는 악성 사기로 발전했다”며 "거대한 의자 뺏기 게임일 뿐이며, 결말이 결코 좋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BTC가 연내 다시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바이낸스의 BTC 시장가 매수 거래량이 10월 28일 이후 상승 추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체인 데이터가 여전히 BTC 강세를 가리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엑스를 통해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현재 매주 7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우리는 분명 강세장 한 가운데에 있다”며 “현재는 버블 단계가 아니고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단기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33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역사가 반복될 경우 BTC는 3주 안에 이번 사이클 최고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BTC의 이전 사이클을 분석했을 때 내년 1월 17일에 새로운 사이클 고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치러지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맞물릴경우 비트코인은 14만 6000 달러에서 21만 2500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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