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밸리데이터 절반 이상이 가스 한도 증가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가스 한도는 이더리움 블록에서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최대량을 뜻한다.
4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이더리움 밸리데이터의 52%가 가스 한도 증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트워크 확장에 필요한 최소 동의율인 50%를 넘어선 수치다. 밸리데이터들은 하드포크 없이 노드 설정 변경만으로 네트워크 용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이더리움에서 가스(Gas)는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수수료를 의미한다. 각 연산 코드마다 소모되는 가스량이 정해져 있는데, 가스 한도는 한 블록에 포함될 수 있는 가스의 총량을 말한다. 쉽게 말해 블록 하나가 담을 수 있는 트랜잭션의 최대치인 셈이다.
가스 한도가 증가하면 더 많은 트랜잭션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네트워크 처리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반면 무작정 가스 한도를 높이면 블록 크기가 커져 네트워크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별 노드 운영자가 블록을 검증하고 전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의 평균 가스 한도는 지난 2021년 1500만에서 3000만으로 늘어난 이후 꾸준히 유지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4일 오전 3시(UTC 기준) 블록스카웃 데이터를 보면 한 트랜잭션의 가스 한도가 3300만을 돌파했다.
컨센시스의 전 운영 이사인 에반 반 네스 크립토 해설가는 "이번 증가는 지난해 9월 '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지분증명(PoS) 체제에서 처음"이라며 “PoS가 작업증명(PoW)보다 탈중앙화돼 합의 도출에 시간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스 한도 증가를 둘러싸고는 이더리움 개발자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3600만까지 늘리자는 주장과 함께 네트워크 불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확대는 개별 노드 운영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점진적 증가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이더리움 메인넷의 처리량이 높아지고 수수료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드포크 없이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확장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한편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오는 3월 예정인 '펙트라' 업그레이드를 통해 '블롭(blob)' 용량을 3개에서 6개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블롭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트랜잭션 원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롤업 같은 레이어2(L2) 솔루션의 데이터 가용성을 보장하는 데 활용된다. 블롭 용량을 6개로 늘리면 롤업 처리량을 약 2배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펙트라 역시 가스 한도처럼 밸리데이터 투표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부테린 창시자는 "하드포크 없이도 기술 개선에 맞춰 블록 용량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4시 39분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5.33% 오른 2712.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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