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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렌드 STO]⑥맨해튼 아파트도 블록체인으로 구매한다

투자자·대상 한정된 리츠, 부동산펀드의 대체재로 부상
의사결정 구조와 미래전략, 배당금 분배 등 투자자의 영향력 행사 자유로워
중개인 없애 중개 비용도 연간 8억달러~ 17억 달러 절감 가능
'아스펜 토큰', 증권법 적용으로 적격투자자만 투자 가능한 한계 보여

  • 원재연 기자
  • 2018-12-05 13:58:19
[새로운 트렌드 STO]⑥맨해튼 아파트도 블록체인으로 구매한다
미국 뉴욕 맨해튼 전경. /자료=셔터스톡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정 받는 자산인 부동산은 증권형토큰공개(STO) 붐에서도 단연 화두다.

부동산은 한 건당 가격이 워낙 높고 재산권 행사 등에 대해 국가별로 각기 다른 법적 규제가 적용돼 일반 투자자의 접근이 쉽지 않다. 또 유동성이 증권이나 채권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 입장에선 불리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부동산 거래에서 중개인은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다.

부동산 자산의 토큰화는 앞서 밝힌 문제점을 해결할 수단으로 조명된다. △중개 수수료를 낮추고 △투명한 거래 내역을 공개하고 △유동성을 높이는 데에 ‘토큰화’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복잡한 부동산 매매과정을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간편하게 바꿀 수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기존 부동산 업체들까지도 앞다퉈 STO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부동산을 유동화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부동산뮤추얼펀드로 불리는 리츠(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는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수익을 얻고 이를 분배한다. 지난 2014년 국내에 도입된 부동산 펀드(REF·Real Estate Fund)도 소액 투자자를 위한 상품으로 출범했다.

리츠와 부동산펀드 모두 소액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얻는 형태의 금융상품이지만 리츠는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반면, 부동산펀드는 투자자들이 조합을 이뤄 부동산을 매매한다는 차이가 있다. 두 가지 모두 도입 이후 기관, 기금 주도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치우쳐있다 보니 개인이 참가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소액투자자들에게 부동산 투자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STO는 리츠, 부동산 펀드 등과 기본적인 형태는 비슷하다. 다만 국내법의 규제를 받아 승인된 투자자들만이 참여 가능한 리츠와는 달리 STO는 참여자들에 대한 자격 제한이 특별히 없고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투자자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부동산펀드와는 달리 만기일이 따로 없어 환금성 또한 용이하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로우며 빠른 자금 모집과 투명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리츠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부동산펀드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판단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 모든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관여하기 힘들다. 반면 STO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토큰 소유자들에게 권한을 부여, 직접 투표로 의사 결정을 하거나 스마트컨트랙트 상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투자가 어디에 어떻게 되는지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자금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블록체인이 모기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고 쓸데없이 반복되는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며 “비용을 연간 10~20% 삭감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약 8억 4,000만~17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리츠 기업은 IPO를 위해 재무·회계 감사, 법률 의견서 작성, 주식 가격 책정 및 주식 발행 등 절차들을 거쳐야 하고, 부동산 펀드는 중개 수수료가 발생한다. STO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이러한 절차들을 간소화하고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 STO]⑥맨해튼 아파트도 블록체인으로 구매한다
아스펜 코인의 STO 구조 / 자료 =아스펜 코인

이러한 이유에서 처음에는 리츠로 출발했지만 STO로 전환한 프로젝트도 존재한다. 지난해 IPO를 신청한 아스펜 리츠는 SEC의 인가를 받아 지난 2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주당 20달러에 167만 5,000주를 판매하고 자기자본과 기업공개(IPO) 순수익을 통해 미국 휴양지 아스펜 소재의 리조트 세인트 레지스 아스펜(St. Regis Aspen Resort)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스펜리츠는 한 달 만인 지난 3월 NYSE 상장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반년 뒤인 지난 8월 아스펜리츠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Indiegogo)의 홈페이지에 암호화폐공개(ICO)를 발표했다. 토큰 발행과 세일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금융감독원(FINRA)에 등록된 대체거래시스템(ATS)을 운영하는 템플럼 마켓(Templum Markets)이 주도했다. 투자자들은 템플럼 마켓의 플랫폼을 통해 KYC(실명인증)와 AML(자금세탁방지)을 등록·통과한 후 아스펜 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아스펜 코인은 지난 10월까지 약 2개월간 1,800만 달러(201억8,160만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아스펜 코인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TO가 IPO에 비해 더 쉬운 절차로 짧은 기간 내에 자금을 모집할 수 있기 때문에 방법을 선회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아스펜 코인은 증권에 대한 미국의 규제에 틀을 맞춰 진행됐다. 증권형 토큰에 대한 당국 입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STO를 진행하기 위해 프로젝트 측에서는 아스펜 코인의 자금 모집을 미국의 규제에 맞춰 진행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포한 규정 D의 506(c) 규칙에 따르면 투자의 기회는 승인된 일부 적격투자자에게만 주어지며, 자신과 배우자의 순자산이 미화 100만 달러(11억 2,120만 원)를 초과하거나 최근 2년간 20만 달러(2억 2,420만 원)이상의 수입을 올린 개인 등으로 정교한 참여 요건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기존 규제에 맞춰 진행하려고 한 아스펜코인의 한계로 지적한다.

지난 11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400억원대 고급 아파트도 STO를 통해 판매됐다. 에어스왑프로젝트의 플루디티에는 유명 암호화폐 분석가인 조셉 루빈과 마이클 노보그라츠 등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했으며, 미국 금융산업규제당국(FINRA) 등록업체인 프로펠르(Propellr)와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다만 이들 또한 SEC의 STO 규제에 따라 적격투자자들에게만 판매의 기회가 주어졌다.

다만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진행되는 부동산 STO 프로젝트들의 경우 더욱 자유롭게 STO를 진행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아이하우스 닷컴은 일본의 유명 휴양지 ‘카루이자와’에 준공될 ‘일본 카루이타쿠 타임쉐어 리조트’를 토큰화해 판매 중이다. 현재 판매중인 1개 토큰으로 1일 숙박이 가능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비트랜트는 블록체인 기반 투자 플랫폼으로, 자체 암호화폐를 통해 부동산 개발에 투자할 수 있고 건설 진행 상황을 투자자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부동산 매매 플랫폼의 블록체인 화가 추진된 적이 있긴 하다. 건축개발기업 플래닝코리아는 지난 5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부동산 거래를 간편화하는 비홈(BHOM) 플랫폼 출시 계획을 밝혔다. 비홈은 부동산 매매에 필요한 계약부터 대금 지불과정까지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반하는 ‘P2P 부동산 거래’와 ‘부동산 토큰화’를 골자로 했다.

비홈랩 측은 그러나 지난 6월 “증권형 프로젝트에 대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프로젝트가 지연됨에 따라 이사회를 열고 반환을 결정하게 됐다”고 공지했으며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토큰으로 부동산 일정 지분을 갖게 되고, 부동산이 매각되면 지분만큼의 수익이 돌아오는 구조가 증권과 비슷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형 토큰에 대한 규정이 미비한 국내 사정상 국내 프로젝트들은 아직 부동산의 토큰화를 시도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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