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연일 600만원대를 유지하면서 ‘크립토 겨울’은 어느 정도 지나간 듯하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에 봄은 찾아오지 않았다. ICO(암호화폐공개) 데이터 분석업체 ICO벤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CO를 마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328개로, 585개였던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 중 성공적으로 자금을 모집한 프로젝트는 3분의 1인 107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토큰 판매에 나선 프로젝트 대부분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 프로젝트는 토큰 판매 시작과 동시에 목표 수량을 다 판매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발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후오비 글로벌의 토큰 판매 중개 플랫폼 ‘후오비 프라임’에 오른 첫 번째 프로젝트는 1라운드 기준 7초 만에, 두 번째 프로젝트는 3초 만에 목표 수량을 모두 판매했다.
후오비의 한국 법인 후오비 코리아도 프라임 열풍에 합류했다. 후오비 글로벌이 눈에 띄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발굴해 토큰 판매를 중개하듯, 후오비 코리아는 국내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토큰 판매를 돕기로 한 것이다. 후오비 코리아는 자체 토큰 판매 중개 플랫폼 ‘후오비 코리아 프라임’을 열고 지난 22일 ‘페이프로토콜’ 토큰 판매를 진행했다. 페이프로토콜은 통합결제 전문기업 ‘다날’의 리버스 ICO 프로젝트다.
박시덕 후오비 코리아 대표는 한국 법인만의 프라임을 연 이유에 대해 “국내 우수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후오비 코리아 프라임은 토큰 판매를 중개할 뿐 아니라 프라임에 오른 프로젝트에게 컨설팅과 마케팅 등을 제공한다.
토큰 판매의 기본 방식은 기존 후오비 글로벌 방식과 동일하게 진행됐다. 판매는 총 3라운드에 걸쳐 이루어지며 투자자들은 후오비토큰(HT)으로 프로젝트의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후오비 프라임의 방식이 기존 IEO(암호화폐 거래소 공개) 플랫폼과 다른 점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기존 IEO의 경우 거래소를 통한 토큰 세일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투자자 개인 지갑으로 토큰을 배당하지만, 후오비 프라임은 주식 시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상한가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시장이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토큰 판매 중에도 즉각적인 매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프라임에 오른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방식도 기존 후오비 프라임에서 따왔다. 박 대표는 “후오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분석평가 시스템인 ‘스마트체인2.0(SMARTchain 2.0)’으로 프로젝트를 선정한다”며 “이번 페이프로토콜도 이를 통해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오비 코리아 자체적으로도 법률 자문, 실사 등을 거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후오비 프라임의 방식을 참고해 토큰 판매 중개에 나섰지만, 후오비 코리아에게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후오비 글로벌에 비해 낮은 거래량을 극복하고 후오비 프라임처럼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후오비 코리아 프라임 발표 이후 신규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며 “후오비 프라임과 뼈대는 같은데 국내 시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많은 참여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라임에 오를 프로젝트를 제대로 선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거래소 플랫폼에 오른 프로젝트가 향후 사기(Scam)으로 밝혀질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스캠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토큰 판매 사후관리까지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스마트체인 2.0은 후오비 글로벌이 6년간 쌓아온 업계 경험과 프로젝트 분석력을 통해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체인으로 검토하면 관련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라임에 오르는 프로젝트는 후오비 코리아의 신뢰도와도 직결되기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후오비 코리아는 프라임을 올해 핵심 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프로젝트 발굴을 지속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성장 잠재력뿐 아니라 사업적 실현 가능성이 우수한 프로젝트만 엄선해 프라임에 올릴 예정”이라며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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