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크립토겨울을 거쳐 다시 1,000만원 가까이 올랐지만, 암호화폐 관련 법률은 전무하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문제를 걱정해야 한다.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여전히 보호받기 힘들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소위원회장으로 활동 중인 홍승진 두손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암호화폐·블록체인 관련 산업은 법도 없고 판례도 없어 기존 법률을 해석·적용하기도 애매할 때가 많다”며 “대한변협에서 블록체인 법률 Q&A집 발간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업과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보편화된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변호사는 여러 블록체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확실히 제정된 법률이 없는 만큼 사업 시 불법적 요소는 없을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그는 “ICO(암호화폐공개)나 IEO(암호화폐 거래소 공개)의 경우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게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하고, 암호화폐 담보 대출 사업의 경우 대부업 관련 법률 이슈는 없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도 판례도 없기에 꼼꼼한 자문을 거쳐도 법률에 위반되는 부분이 나올 수 있어 최대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자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업 자문이 주요 업무이지만, 홍 변호사는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입법이 시급한 분야로 거래소 관련 법률을 꼽았다. 투자자 보호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적으로 법률이 필요하지만, 특히 거래소는 고객 자산을 많게는 수천 억 원씩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필수”라며 “자격을 갖춘 거래소만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법률적 문제가 많은 분야로도 거래소 관련 분쟁을 들었다. 홍 변호사는 “최근 한 거래소가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이 자산을 못 돌려받은 경우가 있었다”며 “고객이 맡겨 놓은 원화는 반드시 거래소에 남아있어야 하며 남아있지 않은 게 확인된다면 횡령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호화폐 채굴형 거래소 또한 토큰 관련 법률적 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자문 및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홍 변호사는 오는 6월부터 디센터 유니버시티 ‘블록체인 비즈니스 입문과정 5기’에서 강연을 진행한다. 어떤 암호화폐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지, IEO 시 거래소와의 계약 관계 등 블록체인 사업 시 반드시 알아야 할 법률 지식이 주요 강연 내용이 될 예정이다. 홍 변호사는 “토큰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한국 법상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지, 실사례를 이용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변호사가 강연을 펼치는 디센터 유니버시티 블록체인 비즈니스 입문과정 5기는 6월 18일부터 7월 16일까지 5주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5기 강사진으로는 홍 변호사 이외에도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박재현 두나무 람다256 대표, 이희우 라인 언블락 대표, 김태원 글로스퍼 CEO, 권오형 파운데이션X 대표, 엄지용 게임엑스코인 블록체인 연구소장, 윤재섭 TEMCO 대표 등이 참여한다. 과정 신청은 오는 6월 17일에 마감된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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