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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로 맡긴 암호화폐를 스테이킹한다···진화하는 디파이

대출 목적으로 담보 맡기면서 담보물 스테이킹

담보 맡기고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파생상품 투자하기도

“스테이킹이 2020년 디파이 트렌드 될 것” 전망 나와

/셔터스톡

스테이킹(Staking)은 암호화폐 산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보유한 암호화폐의 유동성을 묶어둔 대신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보상을 받는다. 묶인 암호화폐는 말 그대로 거래되지 않는다. 그런데 스테이킹된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방식의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는 스테이킹도 하고 다른 방식으로도 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담보로 잡힌 암호화폐를 스테이킹하는 ‘랜딩 + 스테이킹 구조’다. 파생상품 투자와 스테이킹이 연계된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랜딩과 스테이킹의 결합, 티그리스 프로토콜
암호화폐 랜딩과 스테이킹을 결합한 대표적인 사례는 TTC 재단의 금융서비스 ‘티그리스 프로토콜’이다. TTC 재단은 지난달 티그리스 프로토콜에 담보대출 서비스(CDS)를 추가했다. 이 담보대출 서비스는 TTC 코인을 담보로 CFIAT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대출하는 서비스다. 담보대출비율, 부채비율 등 CDS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변수는 모두 자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조정된다. 서비스의 탈중앙성을 확보해 디파이를 추구하는 형태다.



CDS 서비스 구조./티그리스 프로토콜 백서

담보대출 서비스 이용자들은 대출 시 TTC 코인을 담보로 맡기면서 그중 일부는 스테이킹할 수 있다. 즉, 대출을 위해 맡긴 담보물이 스테이킹되어 보상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용자는 보상을 받으면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출을 통해 발행되는 ‘CFIAT’은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원화·달러화·위안화 등 세 가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다. 이용자는 대출 시 어느 법정화폐와 가치를 연동할지 선택하게 된다.

스테이킹·파생상품 투자 동시에 하는 ‘신테틱스’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점은 랜딩과 비슷하지만, 이 스테이블코인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한층 더 진화된 형태의 서비스도 있다. 담보로 맡긴 암호화폐는 역시 스테이킹된다. 현재 전 세계 디파이 시장에서 점유율 2위까지 올라선 신테틱스(Synthetix)다.

신테틱스 이용자들은 서비스 내 자체 토큰인 SNX를 담보로 맡기고 합성자산인 Synth를 발행한다. 합성자산이란 다른 자산의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는 자산을 의미한다. Synth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다른 암호화폐의 가치를 따라가는 Synth와 엔화, 유로화 등 법정화폐의 가치를 따라가는 Synth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중 기축자산처럼 쓰이는 기본 Synth는 sUSD다. sUSD는 달러의 가치를 따라가는 일종의 스테이블코인으로, SNX를 담보로 맡겼을 때 가장 먼저 발행할 수 있는 Synth다. 달러에 가격이 고정돼있지만 sUSD는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처럼 현금처럼 쓰이기 위해 발행되는 암호화폐가 아니다. 파생상품에 투자하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신테틱스에 있는 파생상품은 Synth의 종류이기도 한 sBTC, iBTC, sETH, iETH 등이다. sBTC는 비트코인(BTC)의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는 자산이며, iBTC는 BTC 가격을 역의 방향으로 따라가는 자산이다. 즉 sBTC에 투자하면 마진 거래에서 BTC에 ‘롱 포지션(가격이 오르는 쪽에 베팅하는 것)’을 취하는 것과 같고, iBTC에 투자하면 ‘숏 포지션(가격이 떨어지는 쪽에 베팅하는 것)’을 취하는 것과 같다.

신테틱스의 다양한 Synth./신테틱스 홈페이지

신테틱스는 Synth가 다른 자산의 가치를 따라갈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라클 문제를 줄임으로써 탈중앙화를 추구한다. 오라클 문제란 블록체인 밖 정보를 블록체인 상으로 올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정보의 신뢰성 문제로, 달러 등 외부 자산의 가치를 블록체인상으로 가져오려면 오라클 문제가 발생한다. 신테틱스는 체인링크의 오라클 솔루션을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

수수료 모델로 스테이킹 이용자에 더 많은 보상 준다
두 디파이 서비스는 수수료 모델을 통해 스테이킹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끔 함으로써 수수료로 탈중앙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티그리스 프로토콜의 CDS 이용자는 대출 서비스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수수료는 수수료 지급 목적으로 발행되는 암호화폐 CLAY로 낼 수 있다. CLAY는 티그리스 프로토콜 내에서 사용되는 유틸리티 토큰으로, CLAY를 따로 스테이킹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CDS 이용자는 대출을 받기 위해 TTC코인을 맡기면서 스테이킹을 할 수 있고, 대출 수수료를 내면서 또 한 번 스테이킹을 할 수 있다.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존재하는 것이다.

신테틱스에서는 파생상품들을 신테틱스의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할 수 있고 거래 수수료는 SNX를 스테이킹한 이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과 거래 수수료 보상 모두를 얻게 된다. 이 방식으로 SNX 토큰 가격은 올해 초 가격에 비해 36배 이상 올랐다.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해 탈중앙성도 확보한다.

“진화하는 스테이킹, 2020년 디파이 트렌드 될 것”
이 같은 ‘스테이킹의 진화’는 오는 2020년에도 디파이 시장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킹의 기본인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합의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널리 쓰이는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이 PoS 기반의 ‘이더리움 2.0’을 출시할 예정이다.

디파이 분석사이트 디파이펄스(Defi Pulse)는 오는 2020년 주목해야 할 네 가지 디파이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더 많이 발굴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디파이 펄스는 “2020년 초 이더리움 2.0이 나오면 얼마나 많은 디파이 이용자들이 ETH를 스테이킹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테조스(XTZ) 스테이킹을 제공하는 거래소나 커스터디 서비스들이 ETH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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