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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진출 6년차 한화시스템···아직 희미한 존재감[블록체인 열풍, 그 이후]

예술품 거래 플랫폼, 파트너사 문제로 중단

ABT 플랫폼 후순위로 밀려…토큰증권 주목

대중화 노린 앱 개발에도 업계는 "낯설다"

자체 프라이빗 체인 SaaS 전환 집중

출처=셔터스톡


※편집자 주 - 2017년부터 불어닥친 블록체인 열풍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수년이 흐른 시점에서 디센터는 <블록체인 열풍, 그 후>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어떤 블록체인 전략을 펼쳤는지, 그리고 결과는 어땠는지 중간 점검한다는 취지입니다. 앞서의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가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8년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 에이치체인(H-Chain)을 개발, 예술품 거래 데이터 플랫폼을 시작으로 ABT(Asset Backed Token)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긱 워커(초단기 근로자)와 크리에이터 등 사회적 이슈에 맞춰 블록체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지만 업계에선 아직 생소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화시스템은 그동안의 사용 사례를 활용해 에이치체인을 데이터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프라이빗 체인의 한계로 블록체인 대중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은 상황이다.



예술품 거래 데이터 플랫폼 구축…토큰증권(ST)으로 눈 돌려


한화그룹 소속의 방위산업·ICT 기업이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사업에 적극 뛰어들어 지난 2018년 블록체인 플랫폼 에이치체인을 개발했다.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이듬해 ABT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잡았다. ABT는 부동산과 미술품, 주식 등 기존의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토큰으로 발행,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예술품 시장은 대부분의 거래가 비공개이며 관련 정보는 소수가 독점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투명성을 높이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여지가 큰 업계란 의미다. 한화시스템이 ABT 플랫폼 구축에 앞서 지난 2020년 서울옥션 관계사인 블루인덱스와 ‘예술품 거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 배경이다.

다만 3년이 흐른 지금 ABT 플랫폼에 대한 논의는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기존 사업들은 파트너사들의 사업 종료 등으로 인해 일부 중지된 상태”라며 “이전의 ABT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조각투자와 토큰증권(ST)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한화시스템은 국내 규제 때문에 ABT 사업의 실현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금융 당국이 최근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법적 명확성이 확보되자 사업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일반 시민 대상 앱 개발…대중화는 ‘의문’


파트너사와의 관계로 사업이 중단되자 한화시스템은 자체적으로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특히 시기별 이슈에 맞춘 서비스를 출시해 대중화를 꾀했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며 ‘긱 워커’가 새로운 노동 형태로 떠오르자 블록체인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EBC)을 설립, 일감 매칭 앱 ‘요긱’을 출시했다. 긱 워커는 일자리가 온라인에서 매칭되고 업무가 시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아 고용주와 노동자의 신뢰가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이력서로 서로의 신원 증명이 수월하다는 장점 덕에 요긱은 출시 1년 반 동안 다운로드 30만 회, 회원 수 20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EBC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반의 커뮤니티 ‘어랏(A lot)’을 공개했다. 크리에이터와 팬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통하며 대체불가토큰(NFT) 기반의 콘텐츠·티켓을 판매해 수익도 얻는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재판매, 배당 수익 등 자산화를 통한 소득도 확보할 수 있다”며 “크리에이터 등 프리랜서는 소득 증빙이 어려워 금융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데, 거래기록을 블록체인에 저장해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중화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초창기부터 여러 사업을 모색하고 인력 채용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한화시스템의)사업들이 표면적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격적인 전략이 없었거나 의미 있는 블록체인 사용 사례를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치체인 SaaS 전환에 집중…프라이빗 블록체인 한계 여전


한화시스템은 당분간 에이치체인을 SaaS로 전환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에이치체인은 기업 맞춤형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개발자가 쉽게 블록체인과 비즈니스 앱 개발에 집중하도록 지원한다. 국내 다른 대기업과 달리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에이치체인을 서비스형으로 확장해 블록체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기업 고객에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파편화돼 각각의 솔루션으로 남아있던 모듈들이 서비스 형태로 전환돼 꾸준히 업데이트될 예정”이라며 “첫 번째로 (사내) 추첨 서비스를 개발했고 디지털 문서 금고, 디지털 배지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에이치체인을 사내 추첨 서비스에 적용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등 신뢰성을 높여 추첨 결과에 잡음이 없도록 했다.

다만 한화시스템의 큰 숙제 중 하나인 블록체인 대중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확장성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확장성에 유리한 퍼블릭 블록체인과 협력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유의미한 사용 사례를 발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자체적으로 토큰을 발행해 참여자를 유인하고 생태계를 꾸려 빠른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면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정말 필요한 곳에 쓰지 않는 이상 비용만 증가하고 편의성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성공 사례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최재헌 기자
chsn12@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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