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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세마트랜스링크 대표 “올드머니의 블록체인 투자가 시작된다”

“블록체인 버블 속에서 인프라가 만들어진다"

투기 자본 유입→버블→붕괴→산업자본의 유입 수순 전망

국내 VC, 규제상 투자 어려워…크립토 펀드의 자기자본 투자나 해외에 법인 둬야

ICO 레이팅 업체 다수는 돈 받고 일해…블록체인 프로젝트 가치 측정 어려워

출처=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미국의 운하, 철도, 전기 등 인프라는 버블경제를 겪으면서 구축되었습니다. 버블 시기에 투자된 90% 이상의 돈이 낭비되지만, 그 가운데에서 소수의 기업은 성장하고 생태계를 위한 인프라가 만들어집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10일 삼성동의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만난 허진호 대표는 버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블록체인 산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과 1999년 사이에 인터넷 버블이 있었지만, 이런 과정에서 구글과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떠오르는 산업에 투기 자본이 몰리고, 버블이 꺼진 후 산업자본이 들어오게 되는 방식으로 돈이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까지 국내 벤처캐피털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허 대표는 “국내에서 자금을 모으고 정부에 등록한 벤처캐피털은 암호화폐에는 투자할 수 없다”면서 “일부 국내에서 활동하는 크립토 펀드는 자기자본으로 투자를 하거나 법인을 해외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내 벤처캐피털은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조성한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벤처캐피털의 움직임에 대해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리콘밸리의 전통 벤처캐피털이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3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펀드를 지난달 조성했다. 허 대표는 “올드머니(Old money) 가운데 앤드리슨 호로위츠 규모의 펀드를 만든 곳은 없었다”면서 “앞으로 올드머니가 블록체인 업계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기업이나 투자기관의 자금을 위탁해 관리하는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Custody service)도 늘고 있다. 허진호 대표는 ”커스터디 서비스는 기존의 산업의 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가 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일어나야 할 일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호화폐에 짧은 호흡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다수 만들어졌고,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의 블록체인 산업에는 여전히 버블이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허 대표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는 좋은 기업과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데에 있어서 특화되어 있다”면서 “다만 지금의 시장엔 버블이 있어 쉽게 투자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에 대한 가치평가의 어려움에 대해 “현재 ICO의 등급을 메기는 업체 중 다수는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일을 한다”면서 “신뢰할만한 곳은 아직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는 과학기술인공제회와 실리콘밸리의 중견 벤처캐피털인 트랜스링크캐피털이 함께 만든 국내 벤처캐피털이다. 포트폴리오에는 카풀 스타트업 럭시, 통학 버스 공유 서비스 셔틀타요, 스마트 대기 서비스 나우버스킹, 제일기획 사내 테스크포스로 시작된 텐핑 등이 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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