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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센서스 현장취재]글로벌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컨센서스 마지막날, 세계 은행은 분산원장기술을 이렇게 보고있다

(왼쪽부터)마크 스미스 심바이온트 CEO와 올레그 압드래시토브 스베르방크 디렉터, 리오르 글라스 BNY멜런 글로벌 블록체인 리더, 헤오르그 레즈메스 에버리스 블록체인장./사진=김연지 기자

“분산원장기술(DLT)이 출현한 이후 세계 각국의 은행들은 기존의 비즈니스를 붕괴(disrupt)해가며 트랜드를 따르려고 하는가 하면, 일부 은행은 이를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혁신을 일으키고 기존의 것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위해선 기존의 서비스를 붕괴시키는 방향이 맞겠죠. 그러나 아직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은 개념증명(PoC)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컨센서스 2019’에서 금융업 종사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은행은 수익이 창출되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절대 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한들 수익 모델이 분명하지 않다면 함부로 상품 제작을 진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뉴욕 은행인 BNY 멜런에서 블록체인 부서장을 맡은 리오르 글라스 부서장은 “단순히 (DLT 기술로 인해) 효율성이 올라간다고 해서 무작정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순 없다”며 “생산비와 수익률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기술의 도래로 기존의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미리 앞서서 볼 줄 알아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DLT 기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면 5~10년 후엔 어떤 위치에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수익이 창출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자세는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DLT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앞둔 은행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분야에 걸쳐 컨설팅 및 아우소싱을 전문적으로 하는 NTT데이터 기업인 ‘에버리스’에서 블록체인 유닛장을 맡은 헤오르그 레즈메스는 “(도입하려는 은행이) 아주 적을 것”이라며 “DLT 기술은 분명 촉망받는 기술이 맞지만, 현재 은행 산업에서 DLT는 우선시 되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아쉽게도 사이버보안을 앞지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관용 스마트 콘트랙트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업 심바이온트의 마크 스미스 CEO 역시 동조하며 “사실 DLT 기술을 도입하려면 은행이 기존에 쓰던 시스템을 모두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새로운 기술이 아무리 촉망받더라도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미스 CEO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은행 산업은 DLT를 적용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 중인 단계다. 그는 “설령 도입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인프라를 바꾸는 것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일”이라며 “하나의 기술이 은행의 코어 시스템을 바꾸는 길이 마냥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에 앞서 규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글라스 BNY 멜런 블록체인 리더는 “기술의 퀄리티를 논하기에 앞서 고려할 것이 수도 없이 많다”며 “그중 가장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은 규제”라고 말했다. 기술 도입 시 은행의 인프라뿐 아니라 금융 규제까지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DLT가 분명 트랜드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스베르방크의 올레그 압드래시토브 디렉터는 “DLT는 러시아에서 굉장한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며 “DLT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없애주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들 모두는 현재 DLT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어떤 쪽이 전도유망할 것으로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들은 “블록체인상에 올리는 대출 관리 시스템이라든지 신종 기업 어음(commercial paper·고정 이율의 기업 어음과는 달리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금리를 자율 결정하는 어음) 등이 있다”고 답변했다.

DLT가 해외 송금 및 결제 솔루션에 쓰이기 때문에 촉망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와 달리 DLT 기반의 솔루션은 전산망 네트워크가 약하다”며 “(DLT가) 글로벌 유동성을 최적화하고 지급결제 분야에 신속성을 더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는 있다. 그러나 중개기관 없이 해외 송금·결제 솔루션을 쓰기에는 아직 불안정한 요소도 많고 사용자 또한 감수해야 할 불편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뉴욕=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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