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디파이(De-Fi·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가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세계 디파이 시장을 이끄는 프로젝트가 있다. 메이커다오(MakerDao)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다이(DAI)’다. 다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크립토 겨울에서도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며 스테이블코인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구스타브 아렌토프(Gustav Arentoft) 메이커다오 사업개발담당은 지난 5일 디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커다오가 디파이의 대중 수용(Mass Adoption, 매스 어답션)을 앞당기고 있다”며 “다이는 디파이 생태계에 가장 알맞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시스템은 이미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특정 국가나 기관에 의해 좌우돼선 안 된다”며 “디파이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금융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하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이처럼 디파이에 적합한 프로젝트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다이는 베어마켓에서도, 불마켓(Bull Market)에서도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다이는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맡기고 얻을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아렌토프 사업개발담당은 “ETH 가격이 최저점이든, 요즘 같은 상승세이든 상관없이 다이 가격은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유는 다이를 기반으로 다른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이는 1DAI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하기 때문에 달러 대신 다이를 빌려주거나, 다이를 맡기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디파이 프로젝트이자 암호화폐 대출 프로젝트인 ‘달마(Dharma)’는 지난 3월 대출 가능한 암호화폐에 다이를 추가했다.
아렌토프 사업개발담당은 한국에 이어 중국 상하이와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성과를 보이려면 지역사회에서 많이 쓰여야 한다”며 “각 국가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맺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커 토큰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도 아시아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메이커다오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서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렌토프 사업개발담당은 “단순히 수수료를 올리고 내리는 것에 관한 투표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투표가 아니었고, 때문에 초반 투표율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커다오의 메이커(MKR) 토큰은 벤처캐피털들이 많이 갖고 있는데, 벤처캐피털들은 프로젝트 거버넌스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어 이 점 역시 저조한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아렌토프 사업개발담당은 다이 가격 안정을 위한 자동 메커니즘이 제대로 동작할 경우 안정화 수수료를 더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다이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조절하지만, 오는 3분기 자동 메커니즘이 완성되면 더 확실하게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가 강조한 메커니즘은 ‘목표 비율 피드백 메커니즘(TRFM)’으로, CDP의 비율, 즉 담보 대비 생성 가능한 다이의 목표값을 조정해 다이를 지급 받는데 맡겨야 할 이더리움(ETH)의 수를 상황에 맞게 변경하는 시스템이다.
아렌토프 사업개발담당은 지난 4월 있었던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탈 사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당시 앤디 밀레니우스(Andy Milenius) 메이커다오 전 CTO는 메이커다오 안에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에 알맞은 민주적 업무 방식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통적 기업 운영 방식 간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며 회사를 떠났다. “디파이를 지향하는 메이커다오가 중앙화된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할 경우 모순이 생기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렌토프 사업개발담당은 “메이커다오가 다이 프로젝트를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자체도 절대 중앙화될 수 없다”며 “운영방식이 더 탈중앙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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