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상품권을 선물 받았는데 막상 쓸 곳이 없거나, 상품권보다 현금이 더 필요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상품권을 중고거래처럼 판매한다. 10만 원 짜리 상품권을 9만 5천 원에 파는 식이다. 최근에는 종이 상품권보다 각종 서비스의 ‘포인트’가 자주 팔린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선 야놀자 포인트, CJ 포인트 등 서비스에서 실제 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곤 한다.
그런데 안 쓰는 포인트를 매번 판매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각각의 서비스에서 쓰이는 포인트가 다를뿐더러, 그 포인트를 현금으로 사겠다는 사람을 찾는 일도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서비스의 포인트가 하나로 통합되고 그 통합된 포인트를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
‘밀크(Milk)’ 프로젝트는 이 같은 생각에서 시작됐다. 여러 서비스의 포인트를 암호화폐 ‘밀크(MLK)’로 바꾸고 이 MLK를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거꾸로 거래소에서 구매한 MLK로 포인트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성남 밀크 사업총괄(CBO)은 디센터와의 인터뷰에서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것은 물론, 한 서비스에서 얻은 포인트를 다른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포인트의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사업총괄은 “업종마다 하나의 서비스 파트너만 두려고 한다”며 파트너사의 경쟁사를 또 다른 파트너로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파트너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는 “밀크 토큰(MLK)을 통해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게 되면, 밀크 자체가 고객에게는 서비스 선택의 동기가 될 수 있다”며 “밀크와 파트너십을 맺은 서비스 업체들은 경쟁력을 하나 더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밀크가 서비스 파트너들을 확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 사업총괄은 “밀크(MLK)를 사용함으로써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다”며 “(파트너들이) 해당 업종에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밀크는 대형 파트너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후 통합된 포인트를 밀크 토큰(MLK)으로 교환하고 MLK를 거래소로 옮길 땐 람다256의 BaaS(Blockchain as a Service) 플랫폼 ‘루니버스’를 활용한다. 루니버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MLK 거래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거래소 간에 루니버스를 거치는 이유에 대해 우 사업총괄은 “MLK 발행량에 관한 정보나, 거래소로 가는 토큰 양에 대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 파트너들에게도 신뢰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우 사업총괄은 “포인트와 MLK의 교환 가격은 수요, 공급을 통한 시장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며 “따라서 포인트로 MLK를 사는 사람과 MLK로 포인트를 사는 사람 간 가격 차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해당 거래에서 발생하는 일부 수수료는 밀크 프로젝트의 수익모델이 된다.
MLK 자체의 가격에 대해선 “가격이 크게 하락하거나, 변동이 심한 일은 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LK의 거래소 상장 이후 곧 밀크 서비스가 출시되고, 서비스 파트너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파트너 확보는 곧 사용처 확보이고, 사용처가 많아질수록 수요는 늘어나므로 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밀크는 MLK를 ‘진정한 유틸리티토큰’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우 사업총괄은 “MLK의 최대 목표는 사용처 확장과 사용자 증가”라며 “단순히 가격 상승으로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는 암호화폐보다는, 진짜 활발히 쓰이고 서비스 파트너사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암호화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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