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에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Libra)에 관한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의 큰 흐름은 단테 디스파르테(Dante Disparte) 리브라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아킨 사우어(Akin Sawyerr) 디크레드 전략 리드가 이끌었다. 디스파르테 담당자는 리브라가 전 세계적 암호화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우어 리드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우어 리드는 전 세계적 암호화폐가 되려면 탈중앙화를 놓쳐선 안 된다며 리브라는 충분히 탈중앙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브라 연합이 비영리 기관이자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탈중앙화가 확보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사우어 리드는 “리브라 연합에 속한 기업은 영리기업”이라며 리브라 연합이 완전한 비영리 기관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그는 “탈중앙 시스템에서는 일반 구성원도 결정 권한을 가져야 하는데, 리브라 프로젝트에선 영리기업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권한을 가진다”고 비판했다.
리브라 연합이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사우어 리드는 “리브라를 이끄는 페이스북은 이미 개인정보 이슈로 논란을 겪었던 기업”이라며 “리브라 프로젝트가 개인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이고 이용방안은 누가 정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실명인증(KYC)을 요구하는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도 개인정보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어 리드는 “합의 알고리즘과 거버넌스 측면에서 최대한 탈중앙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대규모 채굴업 운영자가 많은 권한을 쥐는 문제점이 있다. 블록 생성에 따른 보상은 100% 채굴자에게 돌아가고, 프로토콜 변경도 대규모 채굴자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비트코인 사용자나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프로토콜 변경에 대해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크레드는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합의 알고리즘과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합의 알고리즘을 결합한 지분작업증명(PoSW)을 사용한다. PoW 알고리즘에 따라 채굴자들은 메인 블록체인에 올라가기 전 상태의 블록들을 생성한다. 이후 PoS 알고리즘에 따라 무작위로 선택된 토큰 보유자들이 검증자가 되어 블록을 검증하고, 검증된 블록들은 메인 체인에 올라간다. 블록 생성에 따른 보상은 채굴자에게 60%, 검증자에게 30%, 그리고 디크레드 개발 풀(Pool)에 나머지 10%가 돌아간다. 디크레드 네트워크의 거버넌스도 DCR 보유자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디크레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리브라와 비슷하다. 비트코인은 자산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에 화폐의 기능을 갖춘 암호화폐가 필요하고, DCR을 그런 암호화폐로 만드는 게 목표다. 사우어 리드는 “가치 저장, 교환 매개 등 화폐로써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탈중앙화나 프라이버시 보호 등 사람들이 기대하는 기능을 갖춘 암호화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 hyun@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