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흔들리고 있다.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디앱·DApp)의 세계를 연 만큼 여전히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디앱에 최적화된 환경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들은 일종의 사용료인 가스(Gas)비를 부담해야 할 뿐 아니라 확장성 부족으로 인한 시스템 성능 저하까지 감당해야 한다. 디앱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플랫폼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R2V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이그드라시(Yggdrash)’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그드라시는 북유럽 신화 속 세계를 연결하는 나무인 ‘이그드라실’에서 따온 말로, 디앱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서동욱 R2V 대표는 “서비스, 즉 디앱을 실질적으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부재하다는 것이 현 블록체인 플랫폼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디앱 개발을 위해선 거버넌스와 확장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버넌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디앱을 비롯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직결된다. 이는 블록을 생성하는 노드들이 어떤 합의방식을 갖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R2V는 기존 작업증명(PoW) 합의 알고리즘의 대안으로 나온 지분증명(PoS), 위임지분증명(DPoS) 역시 부족하다고 보고, 이그드라시에 위임권한증명(DPoA) 합의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서 대표는 “PoS는 지분, 즉 물량을 많이 가진 사람이 네트워크를 위해 선의의 행위를 할 것이란 추측에서 나온 알고리즘인데, 물량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신뢰할 수는 없다”며 “신뢰도 높은 사람에게 블록 생성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DPoA는 신뢰도를 기준으로 블록 생성 권한을 얻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서 대표는 “시간을 주요 변수로 두고, 장시간 동안 이그드라시 네트워크에서 긍정적인 행위를 했을 경우 높은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그드라시 네트워크에서 신뢰도를 검증받은 노드는 마스터 노드가 되어 각종 거버넌스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 초기 마스터 노드는 4개다.
R2V는 디앱 개발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장치로 이그드라시에 ‘다중체인 메인넷’을 도입했다. 이그드라시 메인넷을 크게 줄기체인(Stem Chain)과 가지체인(Branch Chain)으로 나눈 뒤 줄기체인에는 최소한의 주요 정보만 저장하는 방식이다. 가지체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블록체인이며 디앱들은 가지체인에서 서비스를 구동할 수 있다. 서 대표는 “디앱은 하나의 비즈니스인데, 디앱들이 각자의 블록체인을 갖지 못하고 플랫폼에 종속돼 있을 경우 비즈니스가 제대로 구축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그드라시 플랫폼은 서비스별로 블록체인을 다중화함으로써 진정한 다중체인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R2V가 이러한 기능들을 고안한 이유는 ‘블록체인계의 유튜브’가 되기 위함이다. 서 대표는 “유튜브 플랫폼에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각자의 콘텐츠를 올리듯, 이그드라시 플랫폼에 여러 디앱들이 각자의 비즈니스를 올리길 바란다”며 “유튜브가 만인의 플랫폼으로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된 것처럼 블록체인계에도 유튜브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향력 확장의 필요성을 느낀 R2V는 인력도 적극 모집 중이다. 현재 15명인 직원을 순차적으로 5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R2V는 오는 27일 마포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되는 ‘ABF in Seoul 2018’ 잡페어 섹션에 참가해 인재 모집에 나선다. ‘ABF in Seoul 2018’ 잡페어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정보기술(IT) 분야 기업과 구직자들을 위한 행사다. 사전에 구직자가 이력서를 미리 제출할 경우 기업의 구인 정보에 맞춰 ABF 사무국이 1대1 매칭을 해주는 사전 매칭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R2V가 이번 잡페어에서 모집할 직군은 개발, 운영, 경영지원, 마케팅 등이다. 채용 절차는 과제를 포함한 서류전형과 전화 면접, 최종 대면 면접으로 진행된다. 서 대표는 “휴가가 무제한이고,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등 기업 문화가 자율적이고 수평적이다”라며 “각자 업무에 최대한 집중하며 자율과 책임을 함께 챙길 인재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달 테스트넷을 공개한 R2V는 내년 3·4분기 메인넷 공개를 목표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 대표는 “모든 디앱에 폭넓게 적용되는 플랫폼이 되는 게 최종 목표”라며 “곧 채용될 인재들과 블록체인계의 유튜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편집자 주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가 서울시·서울경제신문·체인파트너스 등이 공동주최하는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을 주관합니다. 텔레그램에서 @decenter_kr 로 검색해서 ‘디센터 텔레그램’ 방에 오시면 ‘ABF in Seoul’ 행사에 대한 다양한 기사와 각종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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