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B2C(Business to Consumer) 모델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가 난항을 겪고 있다. 간편한 사용법으로 호평받았던 루트원소프트의 ‘비트베리’는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동안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들은 이용자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사용자 수가 늘면 광고 매출과 같은 수익 채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B2C 모델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지며 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류춘 헥슬란트 CSO는 특히 계좌 동결로 인한 신규 가입자 부족이 지갑 사업에 있어 가장 뼈아픈 지점이라 설명했다. 그는 “B2C의 경우 유저가 사용할수록 수익이 나오는 구조지만, 국내에서는 실명계좌를 통한 거래소 신규가입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유저 자체가 없다”며 “그러니 자체적인 서비스의 품질 향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SNS 기반 대규모 유저를 확보한 지갑의 등장도 고민거리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페이스북의 ‘칼리브라(Calibra)’나 카카오 기반 ‘클립(Klip)’, 라인의 암호화폐 지갑 등 쟁쟁한 경쟁사의 출현도 예고돼 있다. 자체적인 홍보를 통해 유저 수를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SNS 기반 암호화폐 지갑의 확장성을 넘어서기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먹거리 찾아 나선 암호화폐 지갑들
헥슬란트가 서비스하는 암호화폐 지갑 ‘토큰뱅크’는 지난해 말부터 고객의 암호화폐를 활용해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기반 블록체인 네트워크 노드 운영에 참여하고, 보상을 분배하는 ‘토큰뱅크 리워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갑 속에 들어있는 암호화폐를 다른 금융 서비스와 연결한다는 점에서 고객의 예치금을 활용하며 ‘금융 플랫폼’을 표방했던 토스(toss)와 유사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배당수익 일부를 유저에게 돌려주는 만큼 사업자 입장에서 스테이킹 모델 자체가 수익이 많이 나는 사업은 아니다. 류춘 CSO는 “(스테이킹을 통한 수익보다는) 활성화 유저를 확보함으로써 유동성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스테이킹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윤석구 소버린월렛 대표는 “모바일 지갑이 블록체인 노드가 되기 위해선 블록체인 구성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와 컴퓨테이션(computational)이 지금보다 더욱 줄어들어야 한다”며 “소버린월렛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메타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있고, 내년까지 지갑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 모든 사람이 채굴 수익을 얻는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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